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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 알기(에세이)

🔥 화재 후, 나를 더 힘들게 한 건 불길이 아니었다. 2

by 김강패 2025. 1. 2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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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이 불타고 있었다.
그런데도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.

그 와중에 소방관이 물었다.
“집에 몇 명이 사시나요?”
“가스레인지에 뭐 올려놓고 나가지는 않았나요?”
“에어컨을 켜두었나요? 위치는 어디인가요?”

그리고 경찰관이 물었다.
“원한을 가질 사람이 있나요?”
“화재 보험은 들어놨나요?”
“보상금은 얼마나 나오나요?”

나는 그 순간 내 집이 불타는 것을 바라보면서
그 모든 질문에 답해야 했다.
당황할 틈도 없이, 감정을 추스르기도 전에.


😔 감정을 느낄 틈도 없이… 그리고 찾아온 후폭풍

그때는 그냥 질문에 답하기 바빴다.
그러나 화재 이후, 진짜 어려움은 그 후에 찾아왔다.

불안: 괜히 심장이 뛰고, 또 불이 날 것 같은 기분.
위축: 임시 거처에서 지내는 내가 너무 처량해 보였다.
수치심: 다들 나를 색안경 끼고 보는 것 같았다.

사실 소방관과 경찰은 자기 일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걸 안다.
하지만 나는 처음 겪는 이 상황이 너무 낯설고,
그들이 던진 질문이 마치 내가 뭘 잘못한 것처럼 느껴졌다.

그리고 그런 감정들이 화재 이후의 트라우마처럼 계속 나를 괴롭혔다.


💡 이런 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?

이런 감정은 너무나도 당연한 반응이다.
그러나 계속 이 감정 속에 머물러 있으면 내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.

나는 나를 위해, 그리고 나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당신을 위해 이렇게 해보기로 했다.

1. 내 감정을 받아들이기
💬 “나는 지금 힘든 일을 겪었고,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당연해.”
💬 나는 잘못한 게 없고, 오히려 이 상황을 버텨내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.

2. 나를 색안경 끼고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기
💬 힘이 되어 준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떠올리기.
💬 그들의 위로와 도움을 오롯이 받아들이기.

3. 현실을 인정하면서도, 내 마음을 돌보기
💬 내가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,
💬 이 상황이 ‘내가 부족해서’가 아니라 ‘운이 나빴던 것뿐’이라고 생각하기.

4. 작은 루틴을 만들어 안정감을 찾기
💬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하기.
💬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기.
💬 나를 안정시켜 줄 수 있는 작은 습관을 만들기.

5.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다
💬 화재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.
💬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는 것도 ‘내가 나를 돌보는’ 방법 중 하나다.


🌱 나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당신에게

혹시 당신도 지금,
“이게 다 내 잘못인가?”
“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?”
“왜 이렇게 불안하고 초조하지?”
라고 생각하고 있다면,

그건 당연한 감정이니
절대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.

당신은 이 상황을 버텨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겁니다.
어떤 감정이든 괜찮아요.
조금씩, 천천히, 나를 돌보면서 나아가면 돼요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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